느슨한 글로 적어본 나명의 약력


흠을 열어보면 아주 재미있는 나명의 고민들과 생각이 담겨있다. 꽤나 재미있는 인생을 살아왔다고 자부하기에,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감히 추천해본다.



2001년 8월 1일 오후 4시 41분에 나명은 대구 신세계 병원에서 키 50cm 몸무게 3.75kg의 여아로 태어난다.


흠, 사주?


정나명은 사주에 망신살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그녀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재미있는 일들이(관찰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일어나기도 한다.




2008년 1월쯤 나명은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난다.

흠, 떠나지 않았더라면?


유학은 나명에게 많은 선물들을 가져다주었다. 준수한 영어실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눈에 담았고, 학교에서 강제하는 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운동신경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가족들, 친한 친구들과 오랜 시간 동안 헤어져있어야 했고, 어린 나이에 인종차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가끔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까닭은 아마 받은 선물만큼 잃어버린 것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2010년 3월쯤 나명은 대구국제학교에 입학한다.

흠, 감당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국제학교도 나명에게 있어서는 큰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학교라는 곳을 작은 사회라고도 부르던데, 내가 경험한 이 특정한 사회는 구성원 간의 경쟁과 갈등이 너무나도 심했다. 아마 진짜 사회였다면 전쟁이 날마다 일어나 결국 멸망하지 않았을까. 뉴질랜드의 대자연 속에서 한마리의 소동물과 같이 뛰놀던 나명은, 갑자기 이 전쟁과도 같은 사회에 투척되었다. 그곳에서 경쟁, 의심, 모사, 싸움과 같이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배워야하는 필요악들을 터득하며 결국에는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2014년 3월쯤 나명은 성당중학교 미술중점학급에 입학한다.

흠, 왜 미술이었을까?


이때쯤부터 미술과 나의 인연이 시작된다. 아주 느슨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까닭은 아마 이때까지만 해도 꿈이 통역사여서가 아닐까. 통역사가 되기 위한 하나의 소양 정도로 생각했던 미술이었기 때문에, 그러면 안되지만 미술 수업 시간에 온갖 핑계를 대고 친구들과 도망쳐나와 놀기도 하였다.




2014년 8월쯤 나명은 방과후 수업으로 소묘를 시작한다.

흠, ADHD?


소묘를 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미술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제발 가만히 있으라는 선생님의 부탁들과 뒤섞이며 아주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게 된 방과후 시간이다. 나와 아주 친했던 선생님은 나에게 장난스레(하지만 뼈가 있었던 것 같다) ADHD 검사를 권유했다. 그때쯤 다니고 있던 토플 학원의 선생님도 검사 권유를 했었던 기억이 나 흥미롭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한번 검사를 받으러 가야하는가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2016년 겨울 나명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흠, 그리고 빨리 끝났다.


그 친구의 외모에 이끌렸다. 피구를 하던 중 희고, 어딘가 어리숙해보이던 그 애가 내가 던진 공에 맞아 탈락되었다. 그때 당시 피구 반 대항전을 하고 있었는데, 넘치던 승부욕으로 몸을 불사지르는(정말 많이 싸웠던 것 같다. 다른 반 반장과도 싸우고..선생님이랑도 다투고..) 나의 모습에서 조금 더 조신해져야 할까? 라는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그 친구와 용기를 내 인사를 하고 결국 친해지기까지 다양한 노력들을 했던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친구와 친해진 이후 나의 시간을 소비해 수많은 고민들을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이 불쾌해져 빠르게 마음이 식어버렸다.




2017년 3월쯤 나명은 경북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한다.

흠, 친구들밖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까닭은?


고등학교 3년은 얻은게 실기실력과 친구들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외의 지식들은 수능이라는 틀에 갖춰 인생에는 하등 도움되지 않는 정보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에 디자인을 조금 더 공부했더라면 지금의 나에게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2019년 아주 추운 겨울 나명은 수능을 치고 홍익대학교 면접을 본다.

흠, 면접의 악몽?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 대학교까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을 끊임없이 보았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면접을 보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언젠간 면접을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인생을 면접의 일대기로도 정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에서 2022년 나명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서 학교 생활을 한다.

흠, 시간을 뭉뚱그린 까닭은?


나명은 3년간의 학교 생활을 하며 겪은 일들이 굉장히 많다. 코로나를 겪으며 새내기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경험도 있고, 과대표도 1년 반동안 경험했으며, 프리즘과 프로토라는 시각디자인과 소모임도 경험했다. 짧지만 음식을 탐구하는 연합동아리에도 참여했으며, 소모임에서 2번의 온라인 전시, 4번의 오프라인 전시를 했고, 자율 학습 동아리를 경험하며 코딩과 친해지기도 했다. 비공식적인 스터디를 운영하며 새로운 학과 선배들, 친구들과 친해졌고, 처음에는 말도 제대로 못 붙이던 교수님과 사진을 찍으며 일상적인 얘기를 하는 정도의 친화력도 기르게 되었다. 수많은 개인 작업, 팀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경험한 후 좌절했던 경험도, 만족했던 경험도 있는 까닭은, 꽤나 열정적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조금 더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이러한 경험들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나열하기 보다는 '학교 생활'이라는 커다란 연결로 이어주고 싶다.